참여연구집단

연구집단소개

사회통합 국제비교 연구모형 개발 및 측정 - 조병희 서울대학교 교수

View : 1,521

상세
시작년도 ~ 종료년도 2011 ~ 2014 작성자 관리자
첨부파일

1. 연구목적 및 배경

 

한국사회는 현대사회 변동과정에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압축 성장을 경험하였다. 그러나 1997년의 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에서 양극화의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 그에 따른 사회적 갈등도 확대되는 형국이다. 보다 큰 문제는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미래 한국 사회에 대한 비전과 이를 현실화 할 수 있는 제도 및 정책적인 대안에 대한 합의된 전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실은 [사회통합 위기 복합갈등사회 신뢰의 위기 정치사회적 조절 기제 구성 실패 사회해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 즉 한국사회가 다중격차와 양극화로 사회통합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데 이 연구는 1) 다양한 차원의 양극화를 갈등과 분열을 낳는 사회적 위험(social risk)의 중요한 원천으로 이해하고, 2)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그 사회의 역량(societal capacity)을 제도적 통합 역량(institutional carrying capacity)이라고 정의하며, 3) 어떻게 하면 그 사회의 제도적 통합 역량을 높여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다.

 

이 연구는 한국사회의 양극화 양상에 대한 이론적 관심에서 출발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러한 양극화에 대한 풍부한 자료 분석과 더불어 다른 나라들에 관한 비교-역사적 접근을 통해 양극화를 넘어설 수 있는 정책대안을 찾아나가고자 하는 장기적 목표를 설정하였다. 이를 위해 이 연구는 Social Quality 관점을 응용하여 분석틀을 구성하고 한국 및 동아시아 또는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사회통합 역량을 비교하고 한국의 사회정책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사회통합에 대한 사회적, 정책적 관심이 큰데 비해서 사회통합 개념 및 분석틀에 대한 학문적 검토와 이를 토대로 한 경험적인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또한 실효성 있는 사회통합 정책도 부재한 상태이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지금까지의 연구나 정책방향이 대부분 장애인, 이민자, 빈곤층 등 특정한 타겟 집단의 통합을 대상으로 하거나 보편적인 사회복지 수혜, 사회적 자본, 개인의 사회참여 증진과 같은 사회통합의 단편적인 현상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어 왔다는데 원인이 있다. 사회통합에 대한 이해도 사회적 포용(social inclusion), 사회적 응집(social cohesion),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등 사회통합의 특정 국면을 개념화하는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어느 측면을 강조하는가에 따라 현상에 대한 인식과 문제해결 방안이 상이하게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사회통합의 구성요소들과 다양한 차원들이 어떻게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어떤 결합을 가질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로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통합 연구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부딪히게 되는 또 다른 문제는 사회의 개별적인 구성요소들을 종합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신뢰할만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통계청이나 정부기관, 연구기관 등에서 나오는 자료나 지표들은 지속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측정되고 있지 않아서 활용에 제한적이고 대부분 경제적, 객관적 현상들을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처럼 사회통합 연구를 위한 가용자료의 부족은 최근 국제기구들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는 사회통합에 대한 국제지표들과의 비교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회통합 관련 경험연구의 토대를 강화하고 그 연구 성과들을 정책과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도출해내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사회통합은 단기간의 사회적, 정책적 노력에 의해서 달성될 수 있는 하나의 완성된 단계가 아니라 사회 여러 부문의 환경과 변화와 함께 변화해가는 장기적인 과정(long-term and transformative process)이기 때문에 사회통합 연구는 단기적이고 일회적인 접근보다는 장기적으로 그 변화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시계열 연구가 되어야 한다.

시계열 연구는 서로 다른 시점에서 수집, 관찰되는 개인의 의식과 행위, 태도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세대 간 변화를 추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의 의식과 태도가 개인이 속해 있는 사회의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관찰하는데 적합하기 때문에 사회통합의 문제를 연구하는데 가장 적절한 접근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시계열 연구인 경우 연구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연구지원의 기반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사회통합 위기의 해결은 단기적인 대증요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단기적인 대증요법의 적용과 실패가 되풀이되면 오히려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의 대립과 갈등이 반복되고 정책과 제도에 대한 예측가능성과 신뢰가 저하되면서 사회적 타협을 통합 상생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발전 전망을 공유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사회통합에 대한 연구와 정책적 제안은 중장기적인 역사적 구조변동을 시야에 넣고 연구를 수행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또한 사회통합 연구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동시에 비교사회학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양극화와 사회통합의 문제를 우리보다 먼저 겪은 선진국의 경험은 물론 우리와 비슷하거나 약간 뒤쳐져 있는 아시아 각국들이 처한 조건과 사회통합의 경험들을 비교연구는 한국사회 문제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리라 본다. 현재까지 연구진들과의 국제협력연구를 통해 발전시켜온 중국, 태국, 일본, 대만, 홍콩 등의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기존의 연구협력 네트워크를 더 강화하고, 나아가 터키와 그리스, 이태리, 헝가리 등의 유럽 국가들로 단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연구틀을 제시하여 장기집단연구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1) 한국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의 전제조건이자 핵심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양극화 및 제도적 통합역량 개념을 정립하고, 2) 이를 토대로 사회통합 연구를 위한 미시적 설문조사 자료 및 거시적 지표자료를 한국 및 관련 국가들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수집하며, 3) 수집된 자료를 이용한 횡단 및 종단 분석, 그리고 국제비교 연구를 통해 한국 사회의 양극화 및 제도적 통합역량의 실태와 변화 추이 등을 분석하며, 4) 사회통합을 통해 미래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을 설계할 수 있는 기본틀과 정책적 방안을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